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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은 마주하게 되는 갱년기. 피할 수 없는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삶의 질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40대 중반에 들어서며 여러 가지 몸의 변화와 감정 기복을 겪으며 갱년기를 실감하게 되었는데요. 이를 단순히 힘든 시기로만 치부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극복해 나가기로 마음먹으면서 많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오늘은 그 경험을 토대로 갱년기를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들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1.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자 – 식이요법과 생활습관 개선
갱년기가 시작되면 몸은 아주 미묘한 방식으로 변화의 신호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저의 경우, 이유 없이 피곤해지거나 밤에 땀이 나서 잠에서 깨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과로라고 생각했지만 반복되면서 이는 분명 신체가 보내는 경고라는 걸 알게 되었죠. 그래서 가장 먼저 식단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풍부한 콩류, 두유, 석류, 아마씨, 해조류 등을 꾸준히 섭취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아침 공복에 따뜻한 두유를 한 잔 마시는 습관은 위에도 부담이 적고, 하루를 차분하게 시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죠. 이후에는 잡곡밥 위주의 식단과 채소 반찬, 기름기 적은 단백질 섭취를 기본으로 하며 체중 관리와 면역력 유지까지 동시에 챙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잠들기 전엔 자극적인 음식과 카페인을 멀리하고, 하루에 20분 이상 햇볕을 쬐는 산책을 실천했습니다. 그렇게 두세 달이 지나니 피부가 맑아지고, 잦던 두통이 사라지는 등 전반적인 건강이 개선되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2. 감정의 폭풍우를 다스리는 법 – 심리적 지지와 대화의 힘
갱년기의 가장 힘든 부분은 감정 기복이었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어느 날은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기도 했죠. 이 감정들을 억누르려 할수록 오히려 더 큰 불안과 자책감이 몰려왔습니다. 그러던 중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갱년기 여성 대상 심리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 경험이 제 마음의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같은 시기를 겪는 여성들과의 대화는 저를 무척 안정시켜 주었습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이 시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변화구나'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면서 스스로를 탓하던 습관도 줄어들었죠. 또한 상담사와의 대화를 통해 내면의 불안과 우울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고, 이를 일기나 그림, 음악 등으로 표현하면서 점차 정서적 안정을 되찾아갔습니다.
심리적인 어려움을 단지 참는 것이 아닌, 공유하고 해소하는 과정은 갱년기 극복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열쇠였습니다.
3. 전문적인 치료와 대체요법의 조화 – 나에게 맞는 방법 찾기
증상이 심해질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증상이 가벼운 편이었지만, 주변에는 호르몬 요법을 통해 큰 효과를 본 지인도 많았습니다. 호르몬 대체요법은 장단점이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하지만, 일시적인 증상 완화에는 매우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한편, 저는 한방 치료를 선택했습니다. 한의원에서 체질에 맞는 한약을 처방받아 꾸준히 복용했고, 침 치료와 뜸 요법도 병행했습니다. 놀랍게도 불면증이 크게 완화되었고, 몸의 전반적인 균형이 잡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주 1회 받는 아로마 마사지와 아로마 입욕은 긴장된 근육을 풀고 마음을 이완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이처럼 꼭 병원 치료만이 정답은 아닙니다. 나의 증상, 체질, 생활패턴에 맞춘 다양한 치료 방법을 시도해 보고,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갱년기를 계기로 시작된 자기 돌봄 – 새로운 삶의 리듬
갱년기를 계기로 저는 인생의 속도를 재조정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엔 늘 가족과 일, 주변을 돌보느라 정작 자신에게는 무심했던 저였지만, 이 시기를 통해 '나 자신을 돌보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이죠.
매일 아침 일어나 명상과 스트레칭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틀며 따뜻한 차 한 잔으로 휴식하는 루틴이 생겼습니다. 책을 읽거나 베란다에 꽃을 가꾸는 시간은 어느새 제게 가장 소중한 힐링의 순간이 되었고, 이 시간을 통해 마음이 차분해지고 삶의 여유를 되찾게 되었습니다.
갱년기는 단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남은 인생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갱년기를 겪으며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스스로를 돌보는 것이 곧 가족과 주변을 위한 길'이라는 점이었습니다.